언제나 말 많은 축구협회, 이번엔 트레이너 자격 논란과 축협의 변명 요약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행복하기만 했던 축구 팬들에게 한 가지 어두운 그림자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축구협회의 행정 때문이었는데요. 선수들의 운동기능 회복을 도와주는 재활 트레이너와 관련하여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손흥민 선수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인 안덕수 트레이너가 남긴 의미 심장한 게시글 때문이었습니다.
2701호에선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게시글이 화제가 되면서 축협은 아무런 입장이 없는게 입장이다.라는 말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디스패치가 해당 사건에 대해 보도 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안덕수 트레이너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손영식 트레이너와 함께 선수들의 운동기능을 회복시키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2701호는 안덕수 트레이너가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묵었던 '르메르디앙 시티센터' 호텔의 객실 번호입니다. 당시 안 트레이너는 해당 숙소에 머물며 선수들의 운동기능 회복을 도왔는대요.
2701호에서 안 씨는 국가대표 20명의 몸을 하루 15시간씩 손이 부르틀 정도로 돌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트레이너는 축구협회의 공식 트레이너가 아닌 선수들이 사적으로 돈을 모아 고용한 트레이너라는 점입니다.
2014년 K리그 연맹은 재활 트레이너 자격 요건을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에서 발급하는 AT 자격증만 인정하겠다"라며 갑자기 변경합니다. 이에 안덕수 트레이너는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탁상 행정이라면 반발했습니다.
물론 안덕수 트레이너는 바로 저 AT 자격증을 소지한 트레이너였습니다.
그가 반발한 이유는 당시 다양한 단체에서 트레이너 자격증을 발급했는데 갑작스러운 규정 변경으로 하루아침에 많은 (안 씨의) 후배들이 실업자가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안 씨는 AT자격증을 갱신하지 않는 걸로 맞섰습니다.
그 후 3년 뒤인 2017년, K리그 연맹은 자격 요건을 개정합니다.
"의무위원회 공인 자격증(AT)을 보유한 트레이너, 다른 자격증 보유하고 있으면 개별 심사를 통해 자격을 부여한다
하지만, 안덕수 트레이너가 AT자격증을 갱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축구협회는 “AT 무자격자라서 대표팀 트레이너로 채용할 수 없었다”라며 안덕수 트레이너를 채용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뭐 좀 아쉽긴 해도 이해가 가는 내용입니다. 원칙은 원칙이니까요
문제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발생합니다.
이전부터 선수들은 안덕수 트레이너를 축구협회에 꾸준히 요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의 원칙으로 인해 번번이 무산됩니다. 그래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파주 모텔에서 개인적으로 선수들의 회복 운동을 도와줬습니다. 이때 선수들은 축협에 공식적으로 채용을 요청했습니다만, 거절당했습니다. 원칙은 원칙이니까요.
이런 이유로 이번엔 선수들이 사적으로 돈을 모아 안덕수 트레이너를 고용했고 그게 바로 2701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축구협회가 안덕수 트레이너의 채용을 거부한 이유인 'AT 무자격자'가 축협 공식 트레이너였기 때문입니다.
2022년 11월 22일. 선수들은 축구협회 소속 의무 트레이너를 만났다. 다음은, 선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선수들이 직접 물었습니다. 해당 트레이너가 인정했죠. 선수들은 그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진실을 밝혀줘서 고맙다고 말했죠.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축협에 문의해도 되겠냐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 사실을 확인한 선수들은 바로 축협 임원에게 문제를 제기합니다.
"선수들은 그동안 축협의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각자 비용을 마련해 (안덕수) 경비를 부담했고요. 얼마나 절실했으면 그랬을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축협에 속은 겁니다." (국가대표 관계자)
이에 축협은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의무 트레이너 팀장이 책임을 졌습니다. 여기서 책임은 팀장의 경기장 출입 금지. 호텔방안에서만 머무르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의무 트레이너 팀장이 보이질 않으니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선수들이 팀장을 쫓아냈다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가나전을 하루 앞둔 11월 27일. 선수들과 스태프가 모였습니다. 네 가나전을 하루 앞두고요. 저걸 해명하기 위해서요. 그 후 선임급 선수들은 이 회의가 끝난 뒤에 또 추가로 미팅에 불려 다녔다고 합니다.
https://www.dispatch.co.kr/2233322
[D-eye] "축협이 태극전사를 속였다"…안덕수, 2701호의 비밀
[Dispatchㅣ임근호·박혜진기자] 2018년 5월, 그때는 X모텔 607호였다.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1... [더보기]
www.dispatch.co.kr
축구 협회가 왜 존재하는 걸까요? 대한민국의 축구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이런 협회가 자신들이 내세운 원칙도 저버리고 선수들에게 모든 오감이 집중되어 그들을 케어하기도 모자른 시간에 선수들을 여기저기 끌고다니며 미팅을 하는게 정말 축협이 해야 하는 일일까요?
이 기사가 나가고 나서 축협은 다시 입장을 내놓습니다.
공식 트레이너 중 자격증이 없는 트레이너가 포함됐던 사실이나 이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 겁니다.
축구협회는 "2년 전 축구협회는 의무 트레이너와 관련해 반드시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을 개정했다. 당시 최숙현 사태로 인해 의무 트레이너 자격증에 대한 철저한 심사가 요구됐다. 규정을 개정했고 그 트레이너는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때문에 새로운 계약 조항을 넣었다. 2년 안에 관련 자격증을 따지 못한다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1월이 재계약 기간이다. 그 트레이너는 현재 국가 공인 면허증인 'PT 면허증(물리치료사)' 시험을 치른 상태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합격하지 못한다면 재계약은 우리가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규정이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축구협회 자격증 없는 이는 이전부터 일하던 트레이너, 자격증 못 따면 계약 해지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관련 자격증이 없는 의무 트레이너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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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선수들은 이미 안덕수 트레이너의 채용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축협은 AT 무자격자이기에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규정이 개정된 건 2020년입니다. 그전부터 저 트레이너가 근무를 했다면 이미 그들은 '의무 트레이너와 관련해 반드시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을 개정'하기에 AT무자격자도 채용을 했다는 말이 됩니다.
2018년 선수들의 요청에는 AT 무자격자는 안된다고 했으면서 말이죠.
2014년 2018년 브라질과 러시아 월드컵을 거치며 몇몇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태극전사들이 투지가 없다고요. 어떤 코치는 빠따로 때리고 싶은데 그런 시대가 아니라서 그러지 못한다고도 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국하던 입국장에 엿과 달걀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걸 알고 지켜본 축구협회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가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했을까요? 자신들이 내뱉은 원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협회를 관련 인사들이 몰랐을까요? 축협은 대한민국이 월드컵 본선진출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성적을 내는데 관심이 있기나 할까요?
대체 축구협회라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요약
① 안덕수는 손흥민 개인 트레이너다. 하지만 카타르는 국가대표 선수 10여 명의 부탁을 받고 갔다.
② 손흥민 부친이 2701호 숙박비를 냈다. 나머지는 비용은 선수들 개인 돈을 모아 해결했다.
③ 안덕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 2019년 아시안컵 본선 때도 국가대표를 도왔다. 역시 선수 요청이었다.
④ 선수들은 2018년부터 꾸준히 (축협에) 안덕수 영입을 요구했다. 축협은 그럴 때마다 '무자격자'라며 반대했다.
⑤ 안덕수는 AT 트레이너 1기다. 하지만 2014년 연맹의 탁상행정에 반대, 갱신을 포기했다. 대신 다른 기관에서 발급받은 자격증은 갖고 있다.
⑥ 2022년 11월 22일, 축협 내부자가 "우리(축협) 트레이너도 자격증이 없는데"라며 무자격을 실토했다. 축협의 (안덕수 반대) 명분이 깨진 것.
⑦ 선수들은 눈치를 보며 2701호에서 관리를 받았다. 이방 저 방 옮겨 다니며 시간을 소비했다. 그런데 축협에도 무자격자가 있었다?
⑧ 사실, 선수들에게 자격증 유무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축협의 원칙 없는 원칙, 명분 없는 명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⑨ 문제의 핵심은, 축협의 이상한 대처다. 우루과이, 가나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전술 회의가 아닌 (무자격) 변명 회의.
⑩ 특히 가나전 전날은, 회의의 연속. 축협 임원들은 단체 회의가 끝난 뒤, 선임 선수를 따로 불렀다. 추가로 회의를 이어갔다.
⑪ 안덕수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그날 2701호 마감 시간은 새벽 2시. 선수들은 경기 준비가 아닌 회의 참석으로 진을 뺀 셈이다.
⑫ 2701호에서 일어난 일? 이미 안덕수가 밝혔다. 20명의 몸을 관리한 게 전부. 진짜 카트르에서 일어난 일은 축협이 밝혀야 한다.
⑬ 왜 자격증 없는 트레이너를 고용했는지? 왜 경기 전날 회의를 열었는지? 축협은 선수를 위해 존재하는지? 아니면 제 식구를 위한 단체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