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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잡덕입니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필사하기 좋은 현대시 구절들을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박두진, 「도봉」 중
구슬처럼 흘러가는 냇물 가 맨발을 담그고 늘어앉아 빨래들을 두드리던 전설 같은 풍속으로 돌아가자
-신동엽, 「향아」 중
나는 오늘도
우리가 물결처럼
다시 만나야할 날들을 생각했다
-정현승, 「강변역에서」 중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김기림, 「바다와 나비」 중
언젠가, 아 언젠가는
이 칙칙한 어둠을 찢으며
눈물 속에 꽃처럼 피어날
저 남산 꽃 같은 사람
-김용택, 「그리운 그 사람」 중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 년 되었다
-문정희, 「이별 이후」 중
먼지 앉은 석경 너머로
너의 그림자가
움직이듯
묵은 사랑이
움직일 때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김수영, 「파밭 가에서」 중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 날처럼 지나갔다
-정현승, 「강변역에서」 중
수많은 저 사람들 몸속마다에는
밖에선 볼 수 없는 뜨거움이 일렁거리나 보다
저마다 진흙으로 돌아가려는 몸을 일으켜 세우는
불가마 하나씩 깃들어 있나 보다
.
-김혜순, 「별을 굽다」 중
강이여 우리가 이룰 수 없어
물은 남몰래 소리를 이루었나
-정희성, 「얼은 강을 건너며」 중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
.
.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장석남, 「배를 매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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