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2022.08.12 - 2023.04.23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중섭]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한국 작가 중 한 명이 이중섭 작가다.
내가 처음 이중섭이라는 이름을 인식하게 된 건 교과서 때문이다. 중학생 때인가 고등학생 때인가 국어 교과서에 이중섭의 이야기가 실려있었다.(아마 고등학교 때인 거 같다.)

이중섭의 대표작으로 '황소'가 유명하지만 나한테 이중섭이란 작가를 떠올리면 생각나는건 은지화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이것때문에 한동안 껌종이(은박지)에 그림 그리려고 껌을 엄청 샀었다. 그게 습관이 되서 지금도 안버리고 모아뒀다가 한번에 버린다.

은지화 작품들중 대부분은 일본에 있는 가족(아내와 아들들)을 떠올리며 그린것 같았다. 그럴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다른 작가들하고의 차이점중 하나 아닐까.

이중섭은 가족을 참 많이 사랑했던거 같다. 이중섭이 아내에게 보낸 엽서들을 보면 그 사랑이 절절하게 묻어나온다. 그의 마지막을 알아서 그런지 그림도 편지도 조금 슬펐다.
이중섭은 언제든 틈만 있음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부둣가에서 일하다가도, 좁디좁은 판자촌 방안에서도, 다방에서도..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나중엔 종이가 없어 은박지를 주워다 그렸다고 한다.
약간 부러웠다. 전쟁통에도 전후 사회가 어지럽고 생활고로 힘들었을 때도 그토록 좋아하는 무언가 있었다는 게 사실 좀 많이 부러웠다. 난 없으니까. 아니 나라면 그 상황에 그러지 않았을 테니까.
애석하게도 황소는 보지 못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이 아닌 인간 이중섭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거 같다.
확실히 예술 작품은 브라운관이나 사본이 아니라 직접 봐야 그 가치를 알게 되는 거 같다.
'이건희'컬렉션: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재벌 회장들도 이런 거 했으면 좋겠다. 살아있을 땐 여러 이유로 못하더라도 사후엔 가능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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